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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웰빙식품, 우리조상의 지혜

기사승인 2009.02.05  19: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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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조상들 오곡밥 먹은 이유는?

정월은 한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설과 대보름이 있는데 대보름은 음력을 사용하는 전통사회에 있어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옛 사회에서는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날도 설 못지않은 명절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대보름에 대한 의미도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풍습은 오곡밥을 먹거나 부럼 깨기, 달맞이를 하는 정도다. 왜 우리 선조들은 그런 풍습을 지켜왔을까? 대보름에 먹는 음식들을 통해 조상들의 지혜를 들여다보자.

대보름 음력으로 1월 15일(2009년 2월 9일 - 양력)은 신라시대부터 지켜 온 명절로 1년중 첫보름 달이 뜨는 이 날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여 1년 동안의 재앙과 액을 막기 위한 행사를 한다.

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으면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고 하여 답교놀이를 하였다. 또한 곡식을 축내는 쥐를 없애기 위해 논과 밭을 태우는 쥐불놀이, 마을 주민들의 단합을 위한 줄다리기, 고싸움, 차전놀이 등 다양한 행사가 있다.

그 외에도 일 년 열두 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바라며 땅콩, 밤, 호도, 은행 등을 깨무는 부럼과 데우지 않은 쌀로 빚은 청주를 마셔서 일년 내내 좋은 소리를 듣기 기원하는 귀밝이술이 있다.

대보름 전날에는 붉은 팥죽을 쑤어 먹으면서 악귀를 쫓고, 오곡밥, 약밥, 묵은 나물 등을 먹는다. 대보름날 아침밥을 물에 말아 먹고, 김치, 눌은 밥, 고추가루는 먹지 않는다.

<대보름날 먹는 음식>

∘ 부럼 - 정월 보름날 새벽에는 부스럼이 생기지 말라는 의미에서 밤·잣·호두 등 단단한 견과류의 부럼을 먹는다. 이때 부럼(주로 밤)의 껍질을 직접 깨물어 먹는다.

∘ 오곡밥 - 쌀, 보리, 조, 수수, 팥 등의 다섯 가지 이상의 곡물을 섞어 지은 오곡밥을 먹는다.

∘ 진채식 - 무우, 오이, 호박, 박, 가지, 버섯, 고사리 등을 말려둔 것을 먹는다. 여러 집에서 아홉 가지 나물을 아홉 번, 또는 열 가지 나물을 먹기도 한다.

∘ 약밥 - 대추, 밤, 감, 팥 등으로 약밥을 만들어 먹는다.

∘ 귀밝이술 - 보름날 새벽에 찬술을 남녀구별 없이 조금씩 마신다.

∘ 솔떡 - 솔을 깔고 떡을 쪄서 나누어 먹는다.

대보름에 먹는 음식 중에서 으뜸은 단연 오곡밥이다.

오곡밥은 음력 정월 대보름날의 전통적인 절식(節食)으로 지방에 따라 약간 다른 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찹쌀, 차조, 붉은팥, 찰수수, 검은콩 등 5가지의 곡식으로 지은 밥을 말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혈관에 침전물이 생기는 것을 막아 피를 맑게 하며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암예방과 노화방지, 항당뇨활성 효과까지 있다고 알려진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검정쌀, 항미생균 역할 등으로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와 혈압상승 억제, 인체 해독작용, 항비만 효과 등이 알려진 카테킨 함량이 높은 붉은쌀, 피부미용에 좋은 율무 등을 혼합하여 먹기도 한다.

오곡밥에는 우리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한해동안 모든 곡식이 잘되기를 바란다는 뜻이 들어 있다고 하는데 특히 대보름날 다른 성(姓)을 가진 집의 밥을 세번 이상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아진다고 하여 여러 집의 오곡밥을 서로 나누어 먹었다.

한의학에 따르면 오곡밥은 오색이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오장육부를 조화시키고 체질적으로도 각 체질의 음식이 골고루 섞여 있는 조화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찹쌀은 열을 많이 생기게 하고 대변을 굳게 만든다. 또한 오랫동안 먹게 되면 몸이 약해지고 힘줄이 늘어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노란 차좁쌀도 비장(脾臟)과 위(胃)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게 좋다.

곡물 중에 가장 크고 긴 수수는 태양인에게 좋은 음식으로 소화는 덜 되지만 몸의 습(濕)을 없애주고 열을 내려준다. 고단백의 콩은 오장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도와 태음인에게 좋다. 붉은 팥은 부종을 빼주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종기와 농혈(膿血)을 배출하고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 해 화와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좋다.

또한 정월 대보름엔 묵은 나물을 꺼내 먹던 습관이 전해오고 있다. 겨우내 부족한 영양소를 묵은 나물로 보충해오던 풍습이지만 지금은 햇나물도 많이 나와 이 풍습을 따르는 경우도 줄고 있다.

그러나 묵은 나물은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하여 변비에 효과가 있으며 햇나물과는 다른 깊은 맛이 느껴진다.

대보름에 먹는 나물은 주로 가을에 갈무리를 해둔 나물로 예전 야채가 귀한 정월에 훌륭한 비타민 공급원이었다.

묵은 나물은 진채라고도 하는데, 가을이 되면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 가지, 버섯, 고사리, 고비, 도라지, 시래기, 고구마순 등 적어도 9가지 이상의 나물을 손질해서 겨울 동안 잘 말렸다가 대보름날 삶아서 기름에 볶아 먹는다.

하지만 묵은 나물로 반찬을 해 먹는 풍습은 겨울 동안 없어진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며, 이 진채식을 먹으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전해 내려온다.

비타민, 무기질, 미네랄 성분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나물은 햇볕에 말리면 비타민D의 생성을 더욱 도와줘 항암 효과까지 발휘하는 영양소를 갖고 있으며, 겨우내 부족한 비타민을 충분하게 보급시켜 여름철 급격하게 떨어지는 활력을 막는 역할을 한다.

또한 겨울철에 부족한 비타민과 식이섬유를 보충하는 공급원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날 아침에 견과류나 호두, 땅콩 등 부럼을 제 나이대로 깨물어 먹으면 한 해 동안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믿었다.

실제로 한방에서는 견과류가 비폐신(脾肺腎)을 튼튼하게 해 몸의 저항력을 길러주며 특히 장과 피부에 좋다고 말한다. 잣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혈압을 낮추고 피부를 윤택하게 해주며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다.

호두는 두뇌 발달에 필요한 DHA 전구체(前驅體)가 많아 두뇌 발달에 좋다. 탈모와 노화를 예방하며 불면증 신경쇠약 히스테리에 효과적이다. 은행은 호흡기 기능을 도와주고 기침과 가래를 삭혀준다. 밤은 비타민 B1,C 등이 풍부한 영양식품이다.

부럼을 깨는 것은 이를 튼튼하게 하자는 의미도 있었지만, 귀신을 쫓는 무속의 의미도 있었다. 실제로 부스럼이나 피부병으로 인해서 죽기도 하는 시절이 있었던 만큼 우리 선조들은 영양적인 문제로 비롯한 질병보다 무속신앙에 기대는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름에 행해졌던 풍습들은 후세에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실제로도 각각의 질병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농촌진흥청 벼육종재배과 하기용 박사는 "이러한 우리 전통 풍습은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전통이며 우리가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전통문화양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오명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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