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5월의 초순도 이제 다 지나고, 어느덧 중순이 다가왔다. 시간이 지난만큼이나 푸른 잎사귀들이 이제 온 땅을 뒤덮었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푸른 하늘 아래 싱그런 녹색의 향연은 그 누구의 마음에도 여유로움을 한껏 선사한다.
봄을 맞이한 유천생태습지.
▲ 사진제공 = 익산시 |
파리하게 올라온 잔디와 어린 나무 가지에 수줍게 얼굴을 내민 나뭇잎사귀들이 제법 생태공원의 티를 내보려 노력 중이다. 이제 공원을 찾는 이들도 하나‧둘 씩 늘어 지난 겨우내 쓸쓸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활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족들과 연인들과 친구들과 일상 속에서 가볍게 산책을 하며 화창한 봄날을 즐기는 이들이 곳곳에 눈이 뜨인다. 굳이 여럿이가 아니어도 상관없을 법하다. 조용히 자연을 대할 때는 혼자여서 더 좋을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땅과 물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만드는 곳.
▲ 사진제공 = 익산시 |
1.1km에 이르는 물길에 꽃창포와 갈대, 부들과 수련 등 6종의 수생 식물을 식재하여 습지를 조성하였다. 그리고 소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와 대왕참나무 등 20여종의 나무들을 식재하여 건강한 땅을 만들기 위한 기초를 쌓아 놓았다. 이제 사람들이 이 공간을 잘 가꾸어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 될 듯하다.
친환경에 그 특별함이 있다.
▲ 사진제공 = 익산시 |
자연에 더욱 가까이 다가다기 위해 유천생태습지에는 꼭 필요한 시설 외에는 특별한 시설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공원들과 별반 다른 특별함을 한 눈에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자연, 생태습지란 점을 감안한다면 특별한 시설물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공원 안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고층아파트가 주변을 감싸고 있다. 이는 이 생태습지공원이 더욱 특별한 장소임을 증명하는 풍경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전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순천만공원의 것을 축소해 만든 하늘마당은 이 생태공원의 상징적은 장소로, 오르는 재미가 상당하다. 더불어 이곳에 오르면 공원의 모든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또, 바닥분수는 다가오는 한 여름 밤의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곳
▲ 사진제공 = 익산시 |
영등동 소라산생태공원이 비슷한 시기에 준공을 하였다. 두 곳은 생태공원이라는 공통된 테마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특징에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소라산생태공원은 산을 기본으로 하여 주변에 작은 습지들을 조성하였고, 유천생태습지공원은 1.1km의 물길을 습지화하였다는 점에 큰 차이를 보인다.
앞으로 소라산생태공원은 곤충들의 생태계 복원에 그 무게가 실린다면, 이곳 유천생태습지공원은 수생식물과 어류들의 생태계 복원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두 생태계 복원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더욱이 서로 다른 생태계 복원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 변화될 이곳들의 모습을 상상하노라면 잠시나마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다.
무성해진 수생식물들과 물길을 휘젓는 물고기들과 먹이를 찾아 이곳을 찾은 철새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는 것이 절대 헛된 것은 아닐 것 같은 희망을 찾아볼 수 있다.
지금도 끊임없이 유천생태습지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많은 것들을 간구하고 있다. 처음의 취지에 어긋남 없이 자연 그대로를 사람에게 선물하고 사람은 그런 자연에 감사할 줄 아는 공간으로 거듭나 익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을 다같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으면 한다.
오명관 기자 iscm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