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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익산~ 직접 찾아가 볼까? 이병기 선생 등 실려

기사승인 2013.03.21  19: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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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짝을 토닥이는 햇빛 사이로, 꽃망울 솜털 위 실바람 사이로, 아슴아슴 봄기운이 밀려든다.

바야흐로 나들이하기 좋은 봄이다. 무작정 떠나는 것도 좋지만 여행도 하며 교육도 되는 교과서 속 여행지로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서동요의 고장’, ‘마한백제의 고도’ 글로만 배운 익산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지금 신발 끈을 질끈 묶어보자.

시인의 생가에서 시 한수 읊어볼까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래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 하여/ 정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도 가까이 않고 우로받아 사느니라’ - 가람 이병기의 ‘난초4’ <고등학교 문학Ⅱ, 천재교육>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는 시조시인이자 국문학자였던 가람 이병기(1891~1968) 선생의 연작시조 ‘난초’가 실려 있다.

가람 선생은 1930년대 조선어학회 활동을 하며 한글맞춤법통일안 제정과 조선어표준어 사정에 참여했고, 1942년에 터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1년 가까이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대 문리대 교수를 지냈으며 여러 대학에서 국문학을 가르쳤다. 또, 시조회를 만든 이래 시조에 대한 글을 지속적으로 발표했을 뿐 아니라, 탁월한 시조 여러 편을 남겼다.

문학의 향취가 살아있는 가람생가는 익산시 여산면 가람 1길 64-6에 단아한 초가집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가람은 안채와 사랑채, 수수한 정자와 연못이 어우러진 이 곳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고 노후에 다시 찾아 시조를 지으며 화초를 벗 삼아 자족의 삶을 살았다. 세상을 떠난 후에는 자신의 집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뒷산 언덕에 묻혔다.

가람의 조부 시절에 지었다고 전해지는 이집은 그 나이가 이백 살에 가깝다. 집은 머무는 사람에 따라 그 성격과 의미가 정해진다는데 아늑하고 소박한 그의 생가는 ‘깨끗함을 즐겨하여 미진도 가까이 않는’ 고결한 선생의 삶과 닮아 있다.

특히, 생가 곳곳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연륜을 자랑하며 사계절 그윽한 풍경을 자아낸다. 승운정 옆에는 2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탱자나무가 4월과 5월이면 하얀 꽃을 피우고, 작은 연못주변에는 동백나무, 배롱나무가 겨울과 여름마다 번갈아 꽃을 피운다. 여기에 영산홍, 철쭉, 꽃잔디, 개나리가 색채의 향연을 펼치는데 3월 중순인 지금은 노란 산수유가 만개해 손을 반기고 있다.

가람생가에 걸린 이병기 선생의 연대기와 역사적인 사건을 연결해 보거나, 나무와 꽃을 둘러보며 그처럼 시조 한 수를 지어 읊어보는 것도 좋겠다.

타임머신타고 서동의 삶을 만나다

'선화 공주님은 남몰래 결혼하여 두고 맛둥서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가다'

- 서동요 <고등학교 국어(상), 비상교육>, <중학교 국어1-2, (주)지학사>

신라 공주 선화가 궁에서 쫓겨나 결국 백제 무왕의 아내가 되게 만든 노래 ‘서동요’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4구체 향가로서 고려 승려 일연의 ‘삼국유사’에 이두 문자로 적혀 있다.

서동요의 고장 익산에는 왕궁리유적과 제석사지, 서동생가터, 용샘, 익산쌍릉, 익산토성, 미륵사지, 사자사지, 미륵산성 등 백제 무왕의 탄생에서부터 성장과 사랑, 죽음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를 느낄 수 있는 18.4km의 ‘무왕길’이 조성돼 있다.

무왕의 탄생지와 생가 터 주변으로는 설화에 얽힌 장소들이 가득하다. 무왕이 어려서 사용했다는 우물터 용샘과 선화공주를 유혹해서 데리고 가다 다섯 개의 금을 얻었다는 오금산도 있다. 용샘 옆에 있는 용정마을을 지나 오금산에 오르면 사적 제92호인 익산토성이 있다. 남한의 산성은 대부분 석성이지만 거의 원형대로 보존된 몇 안 되는 토성이다.

익산토성에서 산길을 따라 가다보면 무왕이 창건한 동양 최대의 사찰 미륵사가 있는 미륵사지에 이르게 된다. 절 모습은 온데간데없지만 복원을 앞두고 있는 국보 11호인 미륵사지 석탑의 흔적과 미륵사지유물전시관, 보물 제236호 당간지주, 동탑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미륵산 정상 동남쪽 밑에는 미륵사 창건의 단초가 되는 사자암이 있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사자사, 즉 사자암은 미륵사보다 앞서 창건된 사찰로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가 불공을 드리던 곳이며 지명법사가 거주했던 사찰로 전해진다.

무왕길에 나서기 전 서동요 설화에 담긴 의미와 미륵사의 창건 배경, 국보와 보물 등을 미리 메모해 가면 도움이 된다. 좀더 자세한 해설과 함께 무왕의 흔적을 돌아보고 싶다면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익산시에서 운영하는 ‘무왕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신청은 왕궁리유적전시관 홈페이지(http://wg.iksan.go.kr).

지역교과서 ‘익산의 생활’에 담긴 ‘이곳’

익산에 사는 초등학교 학생들은 3학년 때 ‘특별한’ 교과서를 만나게 된다. 바로 ‘익산의 생활’이다. 익산시교육지원청이 발행한 사회과 탐구학습 교재로, 이른바 ‘지역교과서’다.

‘익산의 생활’에는 익산의 자랑거리로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 천년고찰 숭림사, 보석박물관 등을, 인물로는 오응정 장군가족(삼세오충렬사), 문용기 열사, 정정렬 명창 등이 소개돼 있다.

오충렬사는 오응정과 그의 아들 욱과 동량, 직, 그리고 직의 아들 방언을 이르는 것으로 익산시 용안면에 이들 해주오씨 오충신을 모신 사당이 있다.

독립운동가 문용기 열사는 익산시 오산면 출신으로 1919년 4월 4일 이리장날을 이용하여 독립운동을 주도하다 장렬히 순국한 인물이다. 남부시장에 순국열사비가 있고 오산면에 순국열사충혼비가 있으며 익산역 광장에 삼일운동기념비가 있다.

근대창극의 아버지라 불리는 정정렬 명창은 근대5명창의 1인으로 오늘날의 판소리와 창극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05년 1월 문화인물로 선정됐다. 솜리문화예술회관에 추모비가 있고 낭산면 심곡사에도 그를 기념하기 위한 떡목공연장이 마련돼 있다.

오명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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