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바다 건너 오사카의 방적 공장에서 일했던 조선 소녀들의 삶과 노래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가 다가오는 8월 7일 극장 개봉을 약 일주일 앞두고, 지난 7월 30일 낮 2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성황리에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영화 상영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영화를 연출한 이원식 감독은 “조선인 여공들의 이야기는 일본군 ‘위안부’와는 달리 잘 알려거나 연구되지 않았던 민중의 역사이다. 우연히 일본에 갔다가 하루키 중학교의 오래된 붉은 벽돌 담장에서 십자가를 발견했고, 더 알아보니 그것이 조선인 여공들을 도망가지 못하게 철조망을 치기 위한 틀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나조차 잘 몰랐던 일제강점기의 민중사를 영화로 담아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한, 과거 조선인 여공들의 역할을 맡아 연기한 배우들을 재일 코리안 배우들로 구성한 것에 관하여 “먹고 살기 위해 일본으로 가서 여공으로 일했고, 현재도 일본에 남아 재일코리안의 뿌리가 된 분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는 같은 정체성을 가진 재일코리안 배우들이 역할을 맡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전하며 진정성 있는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 좌측부터 <조선인 여공의 노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원식 감독, 정진미 프로듀서, 강하나 배우(사진 = 시네마 달) |
한편, 영화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프리젠터’ 역할과 과거 여공 재연 역할을 동시에 맡은 강하나 배우는 “자이니치(재일코리안)로서 이 작품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작업에 합류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부끄럽게도 조선인 여공들이 어떤 삶을 사셨는지 구체적으로 잘 알지는 못했다. 영화 촬영을 하며 증언집을 공부한 후 알게 되었고,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녀들이 권리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어린 나이임에도 존경스럽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하며 재일코리안으로서 작품에 참여하며 느낀 바를 공유했다.
▲ <조선인 여공의 노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강하나 배우(사진 = 시네마 달) |
또한, 정진미 프로듀서는 “지난달, 일본에서 소규모로 상영회를 열었는데, 영화를 보신 히구치 요이치 씨가 한국어로 ‘감독님 잘했어’라고 말씀하시더라. 히구치 요이치 씨는 오사카 지역에 목사로 부임한 후 동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선인 여공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마음이 아팠다고 하셨다. ‘일본 사회는 왜 이런 것들에 대해 알리거나 정당한 평가를 하거나 하지 않고 묻어둘까’ 생각하며 연구하고 정리하셨다. 그 후에 우리가 연락 드렸더니 ‘이런 연락을 기다렸다’며 반가워하시고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셨다”며 <조선인 여공의 노래>에 히구치 요이치 씨를 섭외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원식 감독은 “조선인 여공들의 역사를 찾아보고 공부하던 중 ‘조선인 여공의 노래’의 가사는 남아있지만, 멜로디는 기록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여공분들께 ‘조선인 여공의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생각해서, 이건희 음악 감독님과 함께 곡 작업을 했다. 당시 여공분들이 일하며 어떤 노래를 불렀을지 상상하며 곡 작업에 임했다”라고 밝히며 영화 속에서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OST의 탄생 배경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영화 <귀향>(2016) 등으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등에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르는 등 국내에서도 활발히 활동한 강하나 배우는 “현재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졸업 후에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 자이니치(재일코리안)로서 우리의 역사와 관련한 역할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배우로서 다른 배경의 역할도 다양하게 도전하고 싶다”라고 밝히며 앞으로의 활동에도 주목하게 했다.
이처럼, 일제강점기 오사카의 방적 공장에서 일했던 조선 소녀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다가오는 8월 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며 우리가 몰랐던 강인한 여성들의 삶과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
오명관 기자 iscm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