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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일 "40년의 공직생활 마감합니다"

기사승인 2019.07.02  00: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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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명의 국장 퇴직자 중 유일하게 1년 앞두고 명예퇴직

   
 

지방공무원을 39년 6개월 정도 근무한 익산시청 김주일 기획행정국장은 퇴직하는 국장 4명 중 유일하게 명예퇴직을 선택했기에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979년 12월 익산군에서 서기보인 9급부터 시작한 김주일 국장은 4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지난 6월 30일로 마감했다. 공로연수라는 1년간의 기간을 합하면 40년을 넘길 수 있었지만 명예퇴직을 신청했기에 임기는 끝났다.(인터뷰는 공직을 끝내기 전 했기에 편의상 국장으로 표기)

김주일 국장은 “후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며 “어떻게 보면 나는 일만했기 때문에 직원들이 나하고 같이 근무했을 때 힘들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국장은 “일만 자꾸 하다 보니 직원들이 매우 힘들어 했을 것”이라면서 “직원들에게 좀 편하게 해주지 못한 것이 좀 미안하고 잘해 주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일을 잘 하는 만큼 대우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직원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어떻게 하든지 끌고 가려고 했습니다”라며 “나는 평상시에 계장이나 과장할 때도 김주일하고 같이 근무를 했으면 그래도 일을 배웠겠다. 일을 잘 배웠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고 회상했다.

다시 말해 “김주일 밑에서 일할 때 배울 것도 없다는 것에 대한 평가는 결국 그 직원에 대한 평가가 되지만 나에 대한 평가도 형편없는 것이 되는 것이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고 덧붙였다.

   
▲ 김주일 국장이 익산시청 국장실을 떠나기 전 책상 앞에 앉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 오명관)

본 기자는 “처음 공무원이 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라고 묻자, “세월이 흘러 정확한 기억을 나지 않지만 79년도 공무원에 발을 디딜 때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사실 가정형편으로 대학을 못가고 공무원을 시작한 것에 대해 좀 창피하게 생각했습니다”고 밝혔다.

김주일 국장은 “당시 나는 대학을 못 갔기에 다른 친구들한테 많이 쳐진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며 “더구나 대학을 나와 중앙 공무원을 도전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정형평상 가지 못하고 지방공무원을 시작했기에 대학을 간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에 공무원을 시작한 저는 사실 공무원은 오전 9시에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는 정시근무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라면서 “그런데 첫 날부터 아니였습니다”며 웃는다.

김 국장은 “첫날부터 문서작업 하라고 해 문서고로 갔는데 사무실과 같이 좀 좋은 곳이 아니고 어두침침하고 창고 같은 곳이었습니다. 지금같이 문서보존의 중요성도 없을 때로 거기가서 하라는데 잘 알지도 못하지 정말 짜증났던 첫 근무의 기억이 있습니다”라며 공무원에 대한 환상(?)이 이날 깨졌다고 한다.

함열읍사무소에서 시작한 김주일 국장은 고향이 웅포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저 세상으로 떠나는 바람에 웅포가 아닌 함열에서 생활하게 됐다고 한다.

김주일 국장은 “당숙이 제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혼자 여기서 아이들과 어떻게 사냐며 우리들 옆으로 이사와 살라고 해 함열로 오게 된거죠”라면서 “웅포 당시에는 웅포중학교가 그때는 없었고 원서를 함라중학교에 접수한 상태에서 갑자기 함열로 이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그때 제 월급이 10만 원도 안됐던 것 같아요. 월급 탈 때 고참 계장님들이 보너스 타면은 돈이 많았었어요. 나는 언제 저만큼 돈을 받을까 생각하다보니 공무원을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친구들은 대학 다닌 후 월급 많이 받는 회사에 들어갔다고 자랑하니 말입니다”라고 당시 심정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친구들을 피하게 되는 그런 시기가 있었는데 열등의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즉 나보다 공부 못하는 친구들이 대학교 가서 또 있으니까 괜히 좀 질투나기도 하는 등 어린 마음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라면서 웃어 보였다.

김주일 국장은 “제가 7급 정도 되니깐 공직생활하기 잘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동안은 사표도 쓰고 가지고 다니기도 했는데 어느 시점에 이르니깐 내가 어차피 공무원으로써 있어야 되니까 어떻게 해서 남들보다 앞서 갈까라고 생각을 바꾸니 더 이상 사표는 필요없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제가 어떤 배경도 없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여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노력, 그냥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잘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상대한테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익산군 함열읍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승진은 시험을 통해 올라가는데 재무계에서 근무 할 때, 세무계 주무관하고 함께 교육을 받으면서 등수 안에 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했는데 1등을 했습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그런데 내가 1등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수료식할 때 보니까 4등으로 수료장을 주길래 내가 왜 4등이냐 물었더니 평가담당관실에서 했다고 해 평가담당관실에 쫓아갔더니 수료하기 전에 공표를 못한다, 못 알려준다고 해 수료식 후 다시 만났더니 자신들이 조사한 결과 전산상의 착오가 있었다고 그래서 내가 1등이 맞지만 수료식이 끝났기에 어쩔 수 없다고 저를 달랬습니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그런데 군 서기가 1등 했고 항의해서 상을 찾아왔다는 이 소문이 금방 퍼져서 김주일이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돼 어떻게 보면 실력을 인정받았고 통합이 되면서도 이 사건에 대해 인식이 좀 강해 어필을 제대로 했습니다”고 말했다.

본 기자는 “문화관광도 하고 복지도 하고 여러 일을 하셨는데 이 중 정말 아쉬움이 남는 것이 있다면 이야기 해주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김주일 국장은 “문화사업 업무를 할 때 정헌율 시장님이 취임하시면서 관광을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사실 우리시가 관광쪽으로는 관심을 안가졌지만 정헌율 시장님이 오시면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을 해야 한다. 관광이 활성화돼 익산에 많이 들어오고 돈을쓰고 가고 그래야 경제활성화가 된다고 했지만 아무리 노력을해도 이게 쉽게 나타나고 성과가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라면서 성토했다.

김주일 국장은 “앞으로도 우리가 기업체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광이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게 정말 공해 없이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사업이잖아요. 우리가 조금 더 일찍 관광에 눈을 뜨고 더 열심히 했더라면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워했다.

본 기자는 “보통 공로연수라는 기간 1년 동안 쉬면서 공직생활을 마무리 하는데 명예퇴직을 하셨는데 그 이유는 뭔가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주일 국장은 “공무연수 들어가면 1년 동안 그 어떤 일도 못하고 놀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이 1년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공직에 있을 때 그 거대한 조직 안에서 일만 하다보니 사실 바깥 세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요. 환경이 완전히 바뀌는데 이때 적응을 못하면 사람이 건강이든 모든걸 다 심지어는 우울증까지 생긴다고 합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부터 했던 이야기인데 회사경비라도 할 수 있으면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사회에 적응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1년을 그냥 노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명퇴를 하게 됐습니다. 물론 금전적 손해도 감수했습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국장은 “시에서 근무할 때 국장이지 내가 옷 벗고 나가면 국장이라는것이 사회생활 하는데 걸림돌이 되면 됐지 절대 좋은 점은 없다. 이건 안된다 그러기 때문에 국장이라는 직함은 내머리에서 지워 버려야 내 자신부터 마음이 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고 덧붙였다.

본 기자는 마지막으로 “10년, 20년 근무하다보면 위기가 오잖아요. 힘들어서 그만 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는 후배들에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라고 물어봤다.

김주일 국장은 “극복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다를 수 있지만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너무 직장에만 비중을 많이 두지말고 가정에도 많은 비중을 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정생활에 소홀하면 내자신에 대한 관리도 소홀해져 건강도 잃고 의욕이 떨어져 직장생활에 회의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직장생활도 정말 중요하지만 가정도 중요한데 즉 가정이 잘되고 가정이 행복해야 내가 직장에 나오더라고 신나고 재미있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것이지 내가 아무리 직장에 나와서 계장이고 과장이고 국장이라고 하더라도 가정이 불안하고 안정되지 않는다면 사무실에 와서 가정 일에 고민하고 신경 쓰고 있으면 일이 잘 안돼 결국 엉망이 될 수 있으니 직장과 가정에 충실하고 안배를 잘한다면 명예로운 공직생활을 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 조언하며 마무리했다.

오명관 기자 iscm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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