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동료교사들로부터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투신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학교 출입구에 '방관도 살인입니다'라는 대자보를 현관문에 부착돼 있다.
대자보에는 "지난 2월 1일 11시 30분경 저희 학교 선생님 한 분께서 불미스러운 일로 우리 곁을 떠나가셨다"면서 "평소 선생님께서는 같은 과목 선생님으로부터 인격 모독과 욕설 등을 들으셨고 학교 내의 따돌림으로 인해 우울증까지 겪으셨다"고 밝혔다.
"저희는 이런 일을 단순자살로 넘기려는 한 선생님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어 이 글을 쓴다"며 "기사에 따르면 학교 선생님들께서 증언을 회피 하신다는 글을 보았다"는 말로 선생님을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저희는 이러한 선생님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같은 학교에서 오래는 몇 십 년 짧게는 몇 년 동안 함께 일해 온 선생님께서 이런 일을 당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피하기만 바쁜 선생님들 밑에서 무엇을 배워야할 지 모르겠다"며 "이런 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게 정말 부끄럽다"고 적었다.
더불어 "물론 이 글을 읽고 억울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지만 억울하시다면 정당한 조사를 받으셔서 억울함을 푸시고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 주길 바란다"면서 "피해자는 있고 가해자는 존재하지 않는 이 상황의 진실을 밝히고 싶고 단순자살로 넘기려고 했던 점들을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렸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 대자보를 보고 자기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신 선생님들 크나큰 오산이다. 피해를 보신 선생님께 다 알면서도 손 한 번 안 내밀어 주신 분들도 다 똑같은 가해자이고 방관자이니까요"라면서 소수 학생 일동이라고 적었다.
한편 지난 5일(월)에는 학생들을 강당으로 불러모아 입단속 시켰다는 이야기도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교측은 곧 입장표명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 익산시민뉴스
▲ 익산 A고 현관에 부착돼 있는 대자보(사진 = 오명관) |
오명관 기자 iscmnews@daum.net